우울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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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울을 반려하는 법마음 2021. 3. 12. 01:26
내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걸 자각한 지 10년 째. 그 중 대부분의 시간은 이를 싸워 이겨내고, 내 삶에서 완전히 추방시키기 위해 발버둥치는 데에 썼다. 물론 매번 처참히 실패했지만. 기억도 없는 유년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 까지 각인된 긴 세월은, 담뱃불 끄듯 문질러 끌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. 내가 평생 안고 가야 하는 나의 일부였다. 나를 파괴할 것 같이 미치게 만드는 감정들에 굴복하거나 지배당하지 않고, 앞으로 잘 해보자고 화해하는 것 만으로도 정말이지 힘들었다. 이런 깨달음을 얻은 지는 불과 이 년이 되지 않는다. 그러니까 이제 시작인거다. 우울증을 반려하는 지난한 삶의 시작 말이다. 이렇게 우울을 대하는 자세를 바꾸고 어렴풋하게 깨달은 게 하나 있다. 바로 찾아오는 감정을 부정하거나 밀어내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