애벌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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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들에게 희망을 (혹은 월급을)일 2021. 1. 29. 22:53
. 편식을 좋아하는 아이 입맛답게, 내가 좋아하는 이 책 역시 그림책이다. 책을 한 줄로 요약하면 ‘끝없이 올라가기만 하고 싶어하는 애벌레들은 바보다’ 정도가 아닐까. 서로를 밟아가면 올라선 거대한 애벌레 탑 꼭대기에는 사실 아무것도 없었고, 바닥으로 내려와 번데기가 되는 걸 선택한 주인공은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갈 수 있었다. 꼭대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걸 알았으니, 나비가 탑을 넘어 높이 날아갔을리는 없다. 대신 더 넓게, 낮지만 더 먼 곳으로 날아갔을거다. (난 그렇게 믿고 싶다. 탑을 앞질러 올라가봤더니 금은보화가 있었다는, 사실 존버만이 답이었다는 그런 교훈은 얻고 싶지 않으니까.) 이 복잡하고 어려운 세계를 수박을 쪼개듯 딱 두 개로 나누고 싶을 때, 이 책을 떠올린다. 내가 어떻게든 남아보려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