못해요
-
솔직히 나는 못해요일 2021. 2. 7. 18:34
나의 20대는 그야말로 ‘뻥카’를 치고 다니던 시절이었다. 겁도 없이 낯선 분야에 발을 쑥쑥 들이밀며 열정과 가능성을 어필했다. 해당 분야에 깊이있는 지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관심은 엄청 많았고, 비슷한 다른 것들도 잘 했으니 이것도 잘 할 수 있다고 설득하는거다. 그렇게 스펙만 떼놓고 보면 도저히 합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기소개서 한 장으로 로스쿨을 뚫고, 종합상사에 입사했다. 그리고 막상 들어가보니 알 수 있었다. 입시와 취업은 첫 번째 관문일 뿐, 진짜 게임은 들어온 뒤에 시작한다는 걸 말이다. 말빨이 아니라 ‘진짜’ 실력과 적성을 내세워 들어온 경쟁자들이 성큼성큼 나아가는 동안, 난 원서를 넣기 전 했어야 하는 뒤늦은 고민들에 고통받다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. 호된 경험을 통해 배운 건, 사회인에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