고마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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솔직함의 대가마음 2021. 5. 2. 23:43
여전히 많이 아프다. 우울을 나의 일부로서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 능통한 해결책은 아니었다. 심장의 바닥부터 생살을 갉아먹히는 밤이면, 난 내 자신을 초연히 사랑하겠다던 결백한 의지를 코를 푼 휴지처럼 구겨 바닥에 던져버리고 싶어진다. 내가 무슨 대단한 성자라고 이런 걸 허허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. 난 나락으로 떨어진 저급한 인간의 얼굴로 침을 튀겨가며 외친다.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있었던 걸까. 왜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나, 아니 하지 않았나. 왜 그 누구도 나를 구해주지 않았나. 왜 아무도 없었나. 속으로만 지르는 소리는 나의 내면에 부딪혀 메아리처럼 세포와 내장을 파고든다. 그런 밤에는 방충망을 박살내고 뛰어내리는 상상을 천 번도 더 한다. 이것이 바로 내 자신을 있..